- 기자명 이정환 기자
- 입력 2023.06.21 14:36
[언론소식] 박상민 교수 연구팀, 항생제 장기 처방하면 폐암 발생 위험 높인다
항생제 장기 처방하면 폐암 발생 위험 높인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 연구 결과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항생제 장기 사용이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항생제 누적 처방 일수가 증가할수록 폐암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 (전북대 의과대학 의학과 김민서, 서울대 의과대학 의과학과 박선재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5-2006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621만 4926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항생제 누적 처방일수에 따른 2019년까지의 폐암 발생을 추적 관찰해 항생제 누적 처방일수가 길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5년 동안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군에 비해 15-59일 처방받은 군의 폐암 발생 위험은 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동안의 항생제 누적 처방 일수가 길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했으며 365일 이상 항생제를 처방받은 군의 폐암 발생 위험은 21%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경향성은 항생제의 처방 관찰 기간을 7년으로 연장했을 때에도 유지됐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폐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폐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흡연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비흡연자에서도 항생제 누적 처방일수가 증가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폐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 결핵, 천식을 진단받지 않은 대상자들에서도 경향성은 유지됐다.
이에 대해 김민서, 박선재 연구원은 “다양한 민감도 분석 등을 바탕으로 항생제 장기 사용과 폐암 발생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이다. 기저 질환 및 감염성 질환 등 대상자들의 특성을 고려했지만 후향적 코호트 연구 디자인의 본질적인 한계로 모든 특성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항생제 장기 처방을 받은 대상자들이 여러 질환에 취약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15일 이상의 항생제 중·장기 처방 군에서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과성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의 교신저자인 박상민 교수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장-폐 축 (Gut-lung axis) 이론과 같이 항생제 장기 노출에 의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폐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항생제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적응증에 맞게 적절한 기간 동안 신중하게 처방돼야 하고 항생제 과다 처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Infection and Public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