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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BIOMEDICAL SCIENCE PROGRAM

[연구실소개] 표현형분석실험실(Phenotype Analysis Laboratory)

2023-04-14l 조회수 472

표현형분석실험실(Phenotype Analysis Laboratory)

조동현 교수
(해부학교실)

의사과학자(clinician-scientist)의 연구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을 마냥 따르기 어렵습니다. 또, 과학이 주는 희열에만 취할 수도 없습니다. 의사과학자의 연구는 결국 환자를 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료하고 연구하는 질환은 어린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망막모세포종(retinoblastoma)과 선천망막질환(inherited retinal disease)입니다. 발병률이 낮다 보니 정책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주요 연구에서도 소외되곤 합니다. 이러한 분야는 실제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과학자가 앞장서서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얻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한 실험실, 해부학교실 표현형분석실험실(Phenotype Analysis Laboratory)은 연구관 227호에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의 연구 주제를 지난 3년간 출판된 주요 논문과 함께 소개드리겠습니다.

1. Enhancement of Gene Editing and Base Editing with Therapeutic Ribonucleoproteins through In Vivo Delivery Based on Absorptive Silica Nanoconstruct (Adv Healthc Mater. 2023 Feb;12(4):e2201825)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nt)에 의한 유전자 질환(genetic disease)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유전자 가위의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곳에 유전자 교정 물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모든 치료제가 마찬가지입니다. 정상 조직을 해치지 않으면서 질환이 영향을 미치는 조직에 치료제를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가위 단백질을 전달하는 기술을 제시한 이 논문에서처럼 저는 플라스미드 DNA (plasmid DNA), 전령 RNA (messenger RNA, mRNA), 단백질 등 여러 형태의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과 의사이다 보니 눈의 각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우선 개발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심장이나 간 등 다른 기관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2023년 2월호 표지 논문 >

2. Application of Prime Editing to the Correction of Mutations and Phenotypes in Adult Mice with Liver and Eye Diseases (Nat Biomed Eng. 2022 Feb;6(2):181-194)

망막모세포종은 대표적인 종양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인 RB1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유발됩니다. 선천망막질환 환자에서는 망막의 기능과 관련이 있는 250여 개의 유전자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됩니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선천망막질환 생쥐 모델에서 여러 종류의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여 시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유전자 변이의 교정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지만,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실제 환자유래 세포에서 유전자 변이가 교정되고 기능이 회복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환아들에서 세포를 얻고 이를 통해 질환 표현형을 분석하고,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도 꾸준하게 진행 중입니다.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2022년 2월호 표지 논문 >

3. Antitumor Activity of Novel 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3 Inhibitors on Retinoblastoma (Mol Pharmacol. 2021 Jul;100(1):63-72)

망막모세포종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안구내 악성 종양입니다. 평균적으로 생후 18개월에 진단됩니다. 항암치료가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0%의 아이들은 안구적출술을 받게 됩니다. 전신 전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논문과 같이 기존의 약물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는 연구를 포함해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 Molecular Pharmacology 2021년 7월호 논문 >

제가 의학과 4학년 선택의학 과정 때 병리학교실 명예교수이신 김철우 교수님 실험실에서 실험의 기본을 배우고, 안과 전공의 시절부터 김정훈 교수님 실험실에서 중개의학의 방법론을 배웠던 것처럼 제 실험실도 의과학자와 의사과학자를 꿈꾸는 분들이 무한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랍니다. 눈 아니면 연구가 하기 싫다고 찾아왔던 석사과정 김효정 학생(미래의 의과학자)과 의예과 지도교수를 잘못 만난 의학과 2학년 송용근 학생, 또 선택교과를 잘못 선택했던 의학과 3학년 이유진 학생(미래의 의사과학자들)이 제 실험실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송용근 학생은 의예과 2학년 때 쓴 해부학 종설(review) 논문이 2022년 8월에 Anatomical Sciences Education에 게재되었고, 의학과 1학년 때 쓴 망막모세포종 실험 논문은 최근 채택되었습니다. 또, 청력 이상을 동반한 선천망막질환 환자들에 대한 유전자형-표현형 분석 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하였습니다.

< 미래의 의과학자, 의사과학자들(좌부터 김효정, 송용근, 이유진 학생) >

저는 1주일 중에 20%의 시간을 병원에서, 나머지 80%의 시간을 실험실과 연구실에서 보냅니다. 대학과 병원의 배려 속에서 망막모세포종과 선천망막질환만 진료하고, 또 연구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최적의 방식입니다. 병원과 실험실을 오가는 저희 실험실의 노력이 망막모세포종과 선천망막질환이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20%의 시간을 병원에서, 80%의 시간을 실험실과 연구실에서 >